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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대학교는 대학원생이 호구로 보이십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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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전국대학원생노동조합지부 고려대분회
숙고도 소통도 없는 수료연구등록금 인상안을 철폐하십시오-
고작 삼 년이 지났습니다. 2020년 1월, 고려대학교는 계열별 등록금의 2%(논문심사학기는 7%) 수준인 수료연구등록금을 2022년(2020년 후기 입학생부터 적용)부터 12%로 인상하고 수료 후 4학기 동안은 연속적으로 의무 등록을 해야 한다는 골자의 ‘대학원 연구등록생 신설(안)’을 통과시키려 했던 바 있습니다. 당시 등록금심의위원회(이하 ‘등심위’)에서 해당 안이 제출된 이후 전국대학원생노조 고려대분회는 일반대학원 총학생회와 함께 교섭위원회를 꾸려 대학원 원우들의 부담이 최소화될 수 있도록, 또 대학원생 당사자들의 목소리가 들릴 수 있도록 최선을 다했으며 그 결과 본 안의 통과를 저지하고 수료등록금 전국 최저수준인 현행 제도를 지키게 되었습니다. 그로부터 고작 삼 년, 이번 등심위에서 고려대학교는 수료연구등록금을 비논문학기 10%, 논문심사학기 15% 인상하겠다는 안을 내놓았습니다. 벌써 지나간 날들을 잊으신 겁니까.
새로운 시대 국면에 따른 개혁과 투자의 방향전환이라는 대학 당국의 입장, 모르는 게 아닙니다. 수료연구등록금으로 마련되는 재원을 대학원 사회에 재투자함으로써 대학원을 발전시키겠다는 대학원 본부의 의지를 괄시하는 것도 아닙니다. 그렇지만 보십시오. 숱한 나날 동안 양지에서 음지에서 학교 당국에게 전달했던 대학원생의 말은 어디로 갔습니까? 과도한 경제적 부담을 대학원생에게만 떠맡기는 방향으로는 고려대학교가 원하는 대학원의 발전, 개혁, 혁신, 어림도 없습니다. 수료연구등록금의 현행 제도는 ‘비정상’적이지 않습니다. 단지 궁극적으로는 대학원생을 위한 제도라는 그럴싸한 말로 포장된 대화 없는 인상안이 비정상적인 전략일 뿐입니다. 근본 문제를 하나도 해결하지 않은 채로 학교의 지출 부담이 늘어 어쩔 수 없다는 말을 반복하지 마십시오. 번번이 사립대학교 일반대학원 등록금 최고액을 찍는 고려대입니다. 수료연구등록금은 등록금의 과잉 인상과 당연 무관치 않습니다. 갑작스런 10~15% 인상은 대학원생들의 생계에 큰 타격을 줍니다.
대학원 사회의 구조적 모순과 갈등의 해결 없는, 모든 계열을 아우르는 대학원생-연구자-노동자의 삶과 생애주기에 대한 이해 없는, 대학원생 당사자와의 협의 없는 수료연구등록금 인상은 철회되어야 합니다. 대학원생 연구자는 각종 지출에 대한 학교 당국의 고민을 한 쾌에 해결해 줄 수 있는 요술 상자가 아닙니다. 하물며 참담할 정도의 연구공간 부족 문제조차 해결되지 않은 마당에, 수료연구등록금 인상이 대학원생을 위한 일이라 말할 수 있단 말입니까. 고려대학교 대학원생들은 밀면 밀어지듯 쓸면 쓸리듯, 그렇게 쉬이 물러나 권리 위에 잠들지 않습니다. 고려대학교 대학원이 현행의 2%대의 낮은 수료연구등록금을 유지하고, 또 수료연구등록금 수입을 장학금 등의 형태로 환원해 올 수 있었던 것은 언제나 대학원의 원우들과 학생회가 어려운 고비마다 침묵하지 않고 함께 목소리를 내왔기 때문입니다. 또다시 우리의 생활을 뒤흔드는 결정적인 시기가 찾아왔습니다. 이번에도 우리는 이깁시다. 권리를 지켜냅시다. 그곳에 고려대분회가 있겠습니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전국공공운수노동조합 전국대학원생노동조합지부 고려대 분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