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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의 민주자치 없이 학문의 자유도 없다

말머리
연협실
발행일자
2026/09/28
성격
성명
작성자
전국대학원생비정규연구자노동조합
대학의 민주자치 없이 학문의 자유도 없다
<2026년 교토대 총장 선거에 반대하는 학생 행동>의 호소에 답하며
2026년 교토대학교에서는 차기 총장 선출을 둘러싼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교토대학교 총장선정·감찰회의는 6월 16일 교직원 의향조사에서 3위를 기록한 타치카와 야스토 후보를 차기 총장 후보자로 선정하였다. 이에 교토대학교의 학생과 교직원들은 구성원의 의향이 충분히 반영되지 않았으며, 특히 의향조사 3위 후보가 선정된 이유와 판단 과정에 대한 설명이 충분하지 않다고 비판하고 있다.
이번 논란은 한 대학의 총장 선출 방식에만 국한된 문제가 아니다. 현재 일본에서는 국제탁월연구대학 정책을 비롯하여 대학의 연구역량과 국제경쟁력을 강화한다는 명목 아래 조직·거버넌스·연구지원 체계를 대규모로 재편하는 정책이 추진되고 있다. 교토대학교에서도 국제탁월연구대학 구상에 따라 대학 조직과 자원 및 권한의 배분 방식을 재구성하는 방안이 논의되고 있다.
이때 가장 먼저 약화되는 것은 대학 구성원의 민주적 참여이고, 연구의 자율성과 다양성은 단기적인 성과와 전략적 우선순위에 따라 위계화된다. 특정 분야에 대한 집중적인 투자가 다른 분야의 연구 기반을 약화시키고, 대학의 주요 의사결정이 소수의 경영·행정 주체에게 집중된다면 학문의 자유와 연구의 다양성 역시 온전히 보장되기 어렵다.
이 문제는 한국의 대학에도 낯설지 않다. 한국의 대학은 오랫동안 국제경쟁력, 대학평가, 재정지원사업 등을 명분으로 끊임없는 구조개편과 성과 경쟁을 요구받았다. 그 과정에서 대학과 학문 분야 사이의 위계가 강화되고, 단기간에 가시적인 성과를 내기 어려운 기초연구와 인문사회 분야가 위축된다는 비판도 반복되어 왔다. 대학 구성원의 의견보다 정부와 대학 경영진의 정책적 판단이 우선되는 과정에서 대학자치와 민주적 의사결정 역시 지속적으로 도전받았다.
학문의 자유는 연구자가 간섭 없이 연구할 수 있다는 선언만으로 보장되지 않는다. 대학의 운영과 연구환경을 결정하는 과정에 구성원이 참여할 권리, 연구의 가치가 시장성과 단기적 성과만으로 평가되지 않을 권리, 서로 다른 분야와 주제가 공존할 수 있는 조건이 함께 보장되어야 한다. 학문의 자유는 대학 구성원의 민주적 자치와 분리될 수 없다. 무엇을 연구할 것인지, 어떠한 대학을 만들 것인지에 관한 결정에 연구자와 학생, 노동자가 참여할 수 있을 때 학문공동체의 자율성 역시 지켜질 수 있다.
대학의 시장화와 성과 중심 재편이 학문공동체의 민주적 자치와 연구의 다양성을 훼손한다면 그것은 우리가 투쟁하여 바꿀 현실이다. 대학의 미래는 소수의 결정에 의해서가 아니라, 그곳에서 배우고 연구하고 일하는 구성원들의 민주적 논의와 참여를 통해 결정되어야 한다. 이에 민주노총 공공운수노동조합 전국대학원생·비정규연구자노동조합지부는 총장 선출 과정에 대한 충분한 설명과 대학 구성원의 실질적인 참여를 요구하는 교토대학교 학생과 교직원들의 목소리에 연대한다.
2026.9.28.
전국대학원생·비정규연구자노동조합지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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