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순기 경남교육감 후보의 자녀가 고등학교 재학 중 대학 교수인 어머니의 지도 아래 SCI급 국제학술지에 제1저자로 논문을 게재하였다는 사실이 알려졌다. 특혜 의혹을 대학원생 연구자로서 묵과할 수 없다.
수년간 연구를 수행해 온 대학원생들에게도 국제학술지에 논문 한 편 게재하는 것이 쉬운 일이 아니다. 수많은 실험과 데이터 처리와 분석, 원고 작성과 수정, 심지어 동료 평가와 심사를 통과하기까지 수개월도 모자라 해를 넘기는 경우가 허다하다. 학술지 논문 게재를 위해 대학원 졸업을 미루기도 한다. 제1저자로 인정받는다는 것, 즉 저자권은 그와 같이 연구 전반을 주도한 자에게 주어지는 것이 마땅하다. 그럼에도 많은 대학원생들이 연구실 내의 위계와 부조리로 인해 수년 간의 공부와 훈련, 노동의 결실을 더 강한 뒷배를 가진 자에게 빼앗기곤 한다. 지도교수의 고등학생 자녀를 SCI급 국제학술지 등재 논문의 제1저자로 만들기 위해서 다른 누군가가 피눈물을 흘리지는 않았을지 전수 조사해야만 하는 이유이다.
권 후보가 해명해야 할 것은 해당 연구가 자녀의 대학 입시에 활용되었는지 여부뿐만이 아니다. 우리 대학원생들은 수험생과 그 부모의 입시 특혜 의혹 뿐만 아니라 연구 공정성에 대해서도 묻고 있다. 연구실의 가장 고된 일들을 맡아 수고하는 대학원생, 비정규 연구자의 권리를 지키자는 것이다.
권 후보가 출마한 그 직은, 경남 지역 교육 자치 사무의 수장이다. 입시의 공정, 교육 기회의 형평, 연구자의 윤리까지 살펴야 할 자리이다. 그런 막중한 책임을 지려는 자가 무마해선 안 될 의혹이다. 권 후보는 "이미 여러 차례 검증을 마쳤다"고 하지만, 누가 무엇을 어떻게 검증했다는 말인지 알 수 없다.
이에 전국대학원생노동조합 영남지회는 권 후보에게 공정과 형평의 원칙 앞에 솔선할 것을 촉구하며, 다음과 같이 요구한다.
하나, 권 후보의 자녀가 고등학생으로서 어떠한 자격으로 국가 연구과제에 참여하게 되었는지 경위를 밝힐 것.
둘, 해당 연구실의 대학원생·연구원 등 다른 참여자들의 기여도, 권 후보의 배우자의 기여도와 비교해서 권 후보 자녀의 기여도가 어느 정도인지 밝힐 것.
아울러 대학 당국에 강력히 요구한다. 연구책임자가 지위와 위계를 남용하여 자격 없는 자에게 연구 과제를 배분하는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제도적 예방 조치를 마련하라. 나아가 기존에 수행된 연구 과제 전반에 걸쳐 저자 공치사가 각 저자의 기여도에 부합하게 이루어진 것이 없는지 철저하게 조사하라.
2026년 5월 15일
전국공공운수사회서비스노조 전국대학원생노동조합지부 영남지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