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노동자가 살해당했다
지난 20일 오전 11시 45분경, 진주의 CU 편의점 물류센터에서 원청과의 직접교섭을 요구하며 파업 투쟁 중이던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본부의 서광석 동지가 사망했다. 정당한 파업과 집회의 안전을 보장해야 할 경찰이 대체 인력의 투입을 방조하고 연좌 농성 중인 40여 명의 노동자를 차도 쪽으로 무리하게 밀어붙인 끝에 벌어진 비극이었다. 공권력의 책임임이 명백하나 경찰은 노동조합 활동가를 구속하며 꼬리자르기에 몰두하고 있으며, 노동부 역시 화물연대 동지들을 노란봉투법의 취지와는 관련 없는 ‘자영업자’로 언급하는 등 구조적 폭력을 반복하고 있다.
그러나 이번 참극은 무엇보다 하루 약 13시간의 운송 노동과 편의점 상·하차 등 고강도 업무, 그에 비해 턱없이 낮은 운임, 그럼에도 와병 중인 노동자에게 대체 차량 비용까지 떠넘기는 등 기업의 구조적 착취가 낳은 일임을 명확히 해야 한다. 이들의 근로조건에 대한 지배력은 분명히 CU BGF리테일에 있음에도, 이들은 자신이 하청 노동자들과 “직접계약 당사자가 아니”라며 7차례나 원청교섭을 회피해왔다. 심지어 노조법 2, 3조 개정 이후 ‘진짜 사장’과의 정당한 교섭을 요구하는 노동조합에 2억원대의 손해배상과 대체 운송차량 투입을 통해 지속적으로 압박을 가해오기까지 했다.
서광석 동지와 화물연대본부가 만나야 했던 구조적 폭력은 고려대 구성원을 비롯한 수많은 노동자들 역시 언제라도 마주할 수 있는 것이다. 하청 고용자란 이유로 근속이 인정되지 않고, 올해조차 고려대 본부에 의해 원청교섭을 거부당하고 있는 청소·경비·주차노동자, 임금체불과 구조조정에도 항의할 수 없는 근로장학생, 십수 년째 강의료가 동결된 강사 노동자, 특수고용노동자로써 노동과 학습 사이의 경계에서 추가 업무를 요구받기 일쑤인 대학원생까지, 구조화된 폭력과 죽음은 기업이 된 학교, 자본, 공권력 아래 살아가는 모든 노동하는 이들, 그리고 학생 대중의 가까이 도사리고 있다.
우리는 서광석 동지의 죽음에 진심으로 애도하며, 함께 부상 당한 두 명의 조합원, 그리고 화물연대본부 동지들에게 위로와 연대의 메시지를 보낸다. 또한 면피에만 매진하고 있는 CU 자본과 공권력을 강력하게 규탄한다.
CU BGF는 지금 당장 교섭자리에 나오고 서광석 조합원의 사망에 책임져라!
이재명 정부는 즉각 진상을 규명해 살인 경찰 책임자를 처벌하고,
근로기준법과 노조법 개정으로 특수 고용 노동자의 교섭권을 보장하라!
고려대학교 역시 원청 사용자로서 노동자 구성원의 권리 요구에 응답하라!
전국대학원노동조합 고려대분회는 화물노동자, 그리고 대학원생을 비롯한 모든 특수고용노동자가 사람답게 일할 권리를 쟁취하는 그날까지 외칠 것이다.
2026년 4월 21일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공공운수사회서비스노조 전국대학원생노동조합지부 고려대분회

